글 : 황선구 / 서울예술대학 사진과 교수, 디지털이미지컬럼니스트
● CMS와 Monitor Calibration
Calibration이란 단어를 IT사전에서 찾아보면 ‘교정(較正) calibration : 표준기와 비교하여 기기의 표시나 눈금을 수정하는 것’ 이라고 나온다.
Calibration은 모든 기기에 적용되는 용어이지만 디지털사진에서는 스캐너, 프린터, 인쇄기, 디지털 카메라, 모니터 등의 기기에 적용된다. 원칙상 디지털사진에 관계된 모든 기기가 켈리브레션이 되어야하나 각 기기 마다의 특성이 있기 때문에 사용자가 기기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있으면 일정한 결과물이 나오기 때문에 그렇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모니터는 입력에 대한 이미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에 결과물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스캐닝한 데이터, CG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진 이미지, 디지털카메라로 촬영된 이미지, 포토CD에서 읽은 데이터, 인터넷에 올려진 사진 등 결국 디지털 이미지는 색상, 계조, 콘트라스트 등을 판단하는 기준이 각자의 모니터에서 이루어진다.
각자의 모니터에서 판단된 이미지는 보정, 합성 등의 후 작업을 거쳐 디자이너 등의 2단계 작업자의 모니터에서 판단되고 편집, 수정이 이루어져 인쇄, 프린트 등의 3단계 작업자에게 전해지고 그분들의 모니터를 통해 판단되어진 이미지 데이터를 이용해 결과물을 얻게 된다. 실제적으로는 더 많은 과정에 의해 판단, 수정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3단계의 모니터가 각각 다른 표현을 한다면 최초의 모니터에서 보았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결과물이 나오게 되어 있다.
프로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 바로 모니터 켈리브레션이 이루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입력과 결과물이 다르게 나오는 문제이다. 사진가, 디자이너, 인쇄 출력분야에서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려는 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10년 전부터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또한 디지털 카메라 사용자가 자신의 모니터에서 판단된 이미지를 프린트샵에 맡기어 프린트 할 경우 상당히 다른 결과물이 나오게 되는 주된 원인이 모니터 켈리브레션 때문이다.
CMS(Color Management System)이란 용어와 세미나 등이 유행하고 있다. 마치 CMS를 적용하면 더 좋은 결과물을 얻을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디지털사진 중에서 CMS를 알면 모든 것을 아는 것처럼 착각을 하게 만들기도 하며 정확히 이해하고 적용하는 사람보다는 어렴풋이 이론만 알고 적용하지 않는 전문가가 더 많은 실정이다. 현실적으로 생각해 보면 20~30만원 짜리 A4사이즈 잉크젯 프린터를 갖고 있는 사진가가 수 백만 원짜리 프로파일러 머신과 소프트웨를 산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설사 A4 사이즈 잉크젯 프린터에 적용시킨다 해도 엄청나게 좋은 결과를 보이는 것도 아니다. 사용하는 잉크젯 프린터에 맞는 종이를 찾아내고 테스트하여 특성에 맞는 데이터를 적용시키는 것이 현실적이다. CMS를 가장 잘 적용할 수 있는 곳은 다양한 종이를 사용하는 프린트 랩 또는 대형 잉크젯프린터를 사용하는 스튜디오 또는 디자인 회사이다.
EPSON, HP 등 대형 프린터에는 자사에서 만들어진 종이에 대한 프로파일이 프린트 프로그램에 따라오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그대로 적용하여 약간의 수정을 하면 무난하게 프린트 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회사의 종이나 특수한 프린트 매체를 사용할 때는 CMS를 적용시키는 것이 시행착오와 시간 경비를 절약할 수 있다. 따라서 프린트 랩에서는 다양한 종이와 프린터에 따른 프로파일을 공개하여 사용자는 켈리브레션이 된 자신의 모니터에서 공개된 프로파일을 이용하여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데이터를 수정하여 프리트 랩에 프린트를 의뢰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CMS를 적용하는데 있어 우선 해야 할 일이 바로 모니터 켈리브레션을 하는 것이다. CMS프로파일을 만드는 일을 하는 전문가는 제한적인 수밖에 없다. 그러나 프로파일을 만드는 전문가, 만들어진 프로파일을 적용하는 사용자 모두 반드시 우선 되어야 할 일이 모니터 켈리브레션을 하는 것이다.
● Calibration을 해야 하는 이유
모니터는 CRT, LCD, 생산회사, 모델, 그래픽카드 등 여러 가지 요소에 따라 색상 등이 다르게 표현된다. 또한 같은 공장에서 같은 날 출시된 모니터도 세팅 상태에 따라 표현이 다르고 사용시간, 환경광, 모니터 주위의 먼지, 습도, 온도, 직사광 등의 환경에 따라 사용할수록 표현이 다르게 된다.
이상적인 것은 모든 모니터가 같은 표현이 되어야 하나 현실적으로는 여러 가지 이유로 서로 다르게 표현되기 때문에 어느 기준점에 맞게 표현되도록 조정해 주어야 하는데 현재까지 기본적인 세팅 외에는 자동으로 맞추어주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Calibration Tool을 이용하여 켈리브레션을 해야 한다.
켈리브레션을 정확히 한 모니터와 켈리브레션 개념 없이 오래 사용한 모니터를 비교해 보면 빨간색이 노란색으로 표현되는 모니터가 있을 만큼 상당한 차이가 있다. 디자이너, 사진가 등 정확한 색상을 표현해야 하는 전문가들도 의외로 엉망인 모니터를 쓰는 사람들이 많다.
필름을 사용하던 시대에는 필름을 스캐닝 회사에 맡겨 드럼스캔을 하고 그 데이터를 편집하여 다시 그 회사에 인쇄용 분판필름을 만들었기 때문에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면 어느 정도의 기준점을 마련할 수 있었다. 디지털사진을 사용하게 되면서 모든 기준점이 촬영할 시점부터 모니터가 되기 때문에 서로 간에 다른 표현이 되는 모니터를 사용하면 최종 결과물과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프로사진가, 디자이너, CG그래퍼, 제판 인쇄소, 웹 관련 전문가 등 디지털 이미지를 다루는 전문가와 좀더 정확하고 객관적인 이미지를 만들거나 올바른 프린트를 원하는 하이 아마추어 모두에게 모니터 켈리브레션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고 좋은 결과물을 얻기 위한 기초 중의 기초과정이다. 디지털사진을 하면서 겪고 있는 어려움 중에서 그 출발점이 모니터 켈리브레션 문제이다.
디지털사진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곳은 인터넷 등의 사이버 공간이다. 인터넷을 통한 사진과 이미지를 보여주는 갤러리가 수를 셀 수 없을 만큼 많고 하루 수 십만 명이 접속하는 디지털사진 관련 사이트도 있다. 작가가 자신의 모니터를 기준으로 만든 작품을 사이버 갤러리에 전시하고 감상자는 접속하여 각자의 모니터에 표현 되는 작품을 감상하게 된다.
이 때 작가가 표현하고 싶은 색상을 감상자에게 정확히 전달하려면 작가와 감상자의 모니터가 같은 표현이 되어야 한다. 현실적으로 100% 같게 할 수는 없으나 켈리브레션을 통해서 어느 정도 기준점 안에서의 표현이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지를 다루는 전문가가 아니고 취미로 사진을 하는 사람이나 감상자라 하더라도 켈리브레션은 꼭 필요한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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